미호강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지만, 그 속에서 시간은 끊임없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수년간 새벽과 저녁,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미호강을 찾았습니다. 때로는 강을 감싸 안는 물안개 속에서, 때로는 황금빛 석양에 물든 물결 속에서, 또 때로는 푸르른 하늘과 맞닿은 잔잔한 강면 속에서 카메라를 들었습니다. 매 순간은 지나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 특별함이었기에, 그 흐름 속에서 영원히 머물 수 없는 시간들을 사진으로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첫 개인전‘경계의 발견’에서는 새벽과 저녁의 경계에서 마주한 미호강의 풍경들을 담았습니다. 하루의 시작과 끝이 맞물리는 그 시간대는 강의 표정이 가장 극적으로 변하는 순간들이었습니다. 전시를 통해 미호강이 보여주는 경계의 아름다움을 담아냈다면, 이번‘미호예술기록’전시는 미호강과 그 주변의 변화와 일상을 기록하는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이번 전시의 시작점은 팔결다리였습니다. 다리 위에서 바라본 미호강과 이정표들은 변화하는
강의 흐름과 함께 세월의 흔적을 말합니다. 다리가 놓이며 공사가 진행되는 모습과 그 주변의
변모, 그리고 시민들이 만들어가는 일상의 공간들 – 파크골프장과 생태공원의 조성, 강 안쪽에
서 낚시를 하며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의 소소한 풍경까지 – 모두가 미호강의 일부로 어우러졌
습니다.
강 주변을 맴도는 철새들이 떼 지어 날아오르고, 자연 속에서 반복되는 패턴이 이미지로 겹쳐
지며 또 다른 미호강의 얼굴을 만들어냈습니다.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진 풍경 속에서 변화와
고요가 공존하는 모습을 담고자 했습니다.
미호예술일지, 신명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