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흐르고, 모든 것은 돌아온다.
우리는 끝과 시작의 경계를 살아간다.
이번 전시 화양연화 세 번째 이야기“끝과 시작의 노래”는 세계가 그리는 순환의 움직임에 대한 사유에서 출발했다. 시작이 곧 끝이 되고, 끝은 다시 새로운 시작이 되는 순환 속에서 우리는 어떤 의미를 발견할 수 있을까?
삶은 끊임없이 변화하지만, 본질적으로 같은 흐름을 반복하며 우리를 어디론가 데려간다.
연꽃과 목련을 통해 이어지는 연의 순환을 그리며, 첫 번째 이야기에서 삶, 꽃이 되는 것을,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다시 네 앞에 서는 것을, 그리고 이번엔 다양한 꽃들을 통해, 끝과 시작이 맞닿은 순간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한송이 꽃이 피고 지듯, 우리는 무언가를 떠나보내면서도 또다시 새로운 모습을 틔운다.
흐름 속에서 우리는 변화하고, 이전의 우리와 다시 마주 서게 된다. 빛과 그림자가 교차하는 순간, 시간의 결이 겹치는 공간, 그리고 낡음과 새로움이 하나로 엮이는 찰나. 나는 사진을 통해 꽃을 좋아하게 되었고, 피고 지는 공간 속에서‘순간 속의 순환’을 포착하고자 했다.
이번 작업은 단순한 이미지의 나열이 아니라,
각각이 서로 연결되고 맞물려 하나의 흐름이 되는 것을 보여준다.
화양연화, 우리 인생의 절정은 순간 멈추는 것이 아니라 어제고 오늘이고 내일이다.
늘 끝을 맞이하면서도, 다시 새로운 길을 걷는 …
이 전시가 순환하는 삶의 조각들 속에서
자신의 이야기와 마주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끝과 시작이 맞닿은 곳에서, 나는 어떤 노래를 부르게 될까?
그 노래에 맞춰 꽃들은 어떤 춤을 추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