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사진, 이선호

‘李基穆(이기목)’은 나의 아버지 성함이다.
가족으로서. 직장동료로서, 인생의 선배로서 아버지는 나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셨던 존재다. 특별하게도 나는 아버지의 법무사사무실에서 23년을 사무장으로서 같이 근무한 이력이 있다.

아버지
우직한 돌 같았던
물이 넘쳐 홍수가 나도
그 자리를 지켰던
무거운 바위 같은 존재였던 아버지
항상 우리 곁에 계실 것만 같았던 아버지는
결국 2023년에 우리 곁을 떠나셨다
나의 아버지는 수석, 분재, 테니스, 여행 등 많은 취미가 있으셨는데 그중에서도 여행을 무척 좋아하셨다. 내가 어렸을 적 기억하는 바로는 아버지는 매주 토요일마다 가족과 함께 여행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사춘기였던 나를 비롯한 우리 가족들은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같이 여행 준비를 해서 전국을 누비며 즐거운 주말을 보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의 사진에 대한 관심은 10여 년 전부터 시작되었다. 고루한 일상을 보내던 중 아버지께서 취미를 가져보라는 권유와 가족들의 든든한 후원에 카메라를 장만하여 사진을 시작하게 되었고 나는 우리 가족과 여행을 다니며 가족들을 사진으로 담아보고 싶은 욕심이 생겨 이를 실행에 옮기게 되었다.
이번 전시 작품들은 나의 작품 중 나의 아버지를 중심으로 그의 모습을 되돌아보며 아버지가 우리 가족들 사이에서 어떠한 존재였는지를 되새겨보는 기회를 만들고자 준비했다.

李基穆
1947-2023
이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