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남주동

청주의 대표적인 원도심 남주동 일대는 고도제한구역으로 높은 건물이 지어질 수 없는 곳이다. 어느날 30층이 넘는 아파트가 들어선다는 현수막이 걸렸고, 변화가 시작되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마을임에도 쌓여진 기록이 거의 없어 문화적 가치를 표현하기가 어려운 실정이었다. 구전에 의해 전해지는 소소한 이야기를 겨우 찾아볼 수 있을 정도였다. 재개발이 가속화 되며 언젠가 전부 사라질지 모르는 기억속의 마을을 사진으로 담아보기 시작했다. 일년이 넘는 시간동안 매주 카메라를 들고 걷고, 묻기를 반복했다. 그럼에도 맥락을 파악해 동네를 이해한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었다. 6인의 사진가가 좌충우돌하며 모은 사진들을 통해 남주동의 “지금”을 보여주고자 이 책을 만들게 되었다. 청주를 애정하며 도시를 읽어보겠다는 사진가들의 인문학적 태도에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

기획자
이재복